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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닥터(set)

최은경 지음 | 2008.12.11
사이즈 : 4*6판
페이지수 :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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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모라도 주민 여러분! 중앙 의원의 새 원장 최효림입니다!”

투철한 생존본능으로 무장한 효림.
요즘 대세가 동안이라고 하지만
그녀에게 동안은 축복이 아닌 저주일 뿐이다.
어려운 형편인 터라 인턴만 마친 채 봉직의가 되려는 그녀는
그 타고난 동안 덕분에 무려 열세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열네 번째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드디어

결정된 자리는
머나먼 섬 모라도의 한 의원.
사투리도 못 알아듣는 그녀가 그곳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녕하십니까. 저는 모라도 보건지소에 새로 부임해 온 보건지소장 장수록이라고 합니다.”

축복받은 집안에서 자란 수록.
가진 것을 남에게 베풀고 싶은 선량한 마음으로
군에 입대하는 대신 모라도 보건지소에 가기로 한다.
비록 햇병아리 의사이긴 해도 아예 없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열악한 시설과 섬사람들의 고충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 그들을 돕고 싶다.
낯선 그곳에서 만난 그녀와 함께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책 속에서

“그래요! 페미니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인영 씨를 쳐다보는 장 선생님의 그 끈적거리는 시선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진짜 모르셔서 하는 말씀이세요? 인영 씨 가슴이며 허리를 느끼한 눈으로 보면서 자신의 온몸을 더듬으셨잖아요! 이렇게, 이렇게 말이에요!”
아까 체육관에서 거울을 자처한 인영에게 품었던 찰나와 같은 흑심을 들켜 버린 수록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효림과 마찬가지로 순순히 죄를 자복할 수는 없는 일, 수록은 그녀에게서 받은 오리발을 도로 내밀었다.

“아닌데요.”

“그럼 나르시시즘인가요? 막 자신의 존재가 사랑스러워 죽겠어요? 은근히 더듬을 만큼?”

“그건 오해…….”

“남자라면 남자답게 섬에 갇혀 있다 보니 살랑살랑 꼬리를 치는 쭉쭉빵빵 아가씨의 등장에 눈이 저절로 돌아가고 가슴이 급격히 두근거리더라, 손바닥에 땀도 좀 고이더라, 그러나 그것은 단지 하느님이 부여한 본능 탓이지 고매한 내 인격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럼 내가 거짓말 탐지기라도 가져다 대겠어요? 빤히 보이는 거짓말은 왜 해요?”
효림의 말은 무슨 일정 기간에 자수하여 광명 찾으라는 권유와 흡사했다. 소질이라고는 전혀 없는 거짓말을 더 이끌어 갈 여력이 없던 수록은 냉큼 권유를 받아들였다.

“실은, 저도 제 본능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자백을 받았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아져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제동장치가 고장 난 롤러코스트처럼 효림은 대번에 나락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