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를 능가하는 원조 청국장녀 고미호.
할아버지 고 회장의 불벼락을 맞고 전주에 있는 전통주 박물관으로 쫓겨난 그녀의 신분은 수습사원을 빙자한 잡부였으니.
“제 위치 정확히 알고 있거든요?”
“알아요?”
“그럼요. 청소하라면 청소하고 잔심부름을 하라면 잔심부름을 하는 잡부……. 흐흠!”
침대도 전용 욕실도 없는 숙소, 봉지 커피, 설거지!
고미호 사전에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존재들에 더해 악당 관장 강주환까지 그녀의 숨통을 조이는데…….
그녀, 다시 ‘럭셔리 고미호’로 돌아갈 수 있을까?
▶책 속에서
“전요, 고리타분하고 고인 물 같은 전주 스타일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관장님은 좋아요.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요, 무지.”
‘통했나? 아니지, 아빠라며?’
확인이 필요했다. 주환은 허리를 쭉 펴고 다리를 꼬았다.
“내가 지극히 이성적인 것에 감사해요. 안 그랬음 나를 좋아하는지 물어봤을 겁니다.”
“좋아한다니까요? 좋아해요.”
“아빠로서?”
“아니요.”
희열의 기운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 주환이 심술궂은 선생처럼 물었다.
“그럼?”
“애인 해요.”
그녀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늘 고문관을 자처하던 터에 달랑 그러자고 손가락을 걸 수는 없는 일. 주환은 못 들을 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뭘 하자고요?”
“우리 사귀어요.”
“뭘 어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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